“졸업하면 바로 오래요”… ‘일학습병행제’로 취업절벽 넘다

 

학생사회 ‘취업에 도움’ 입소문 돌며 경쟁률 3대 1 넘어
한성대 사업 선정 후 전담교수 임명, 장학금 투입
2년간 실습 기업 180여곳 발굴···실습·취업 연계 사례도
`졸업하면 바로 오래요`… `일학습병행제`로 취업절벽 넘다
형형우 한성대 IPP전담교수가 2016년 11월 9일 학교와 장기현장실습 협약을 맺은 기업(스마트동스쿨)을 방문, 실습에 참여 중인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성대 제공)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장기현장실습(IPP : Industry Professional Practice)이 아니었으면 부동산 컨설팅 분야가 제 적성에 맞는지도 몰랐을 겁니다.”

한성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용권(26·남) 씨는 지난 학기 경기도 수원의 부동산 컨설팅회사로 4개월간 현장실습을 다녀왔다. 평소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교가 공지한 기업 리스트를 보고 이 업체를 선택했다.

실습 기간 중 주상복합건물의 분양과정에 직접 참여해 본 이 씨는 활동적인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꼭 들어맞았다고 했다. 그는 “한 학기 뒤에 졸업하는데 실습을 나갔던 기업으로부터 졸업 후 취업을 약속받았다”며 “그간 감정평가사만 생각해왔는데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내가 진출할 길이 하나 더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 고용부 IPP사업 32개 대학 선정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IPP사업)이 기업·대학·학생 자가 모두 ‘윈윈’하는 효과를 거두며 뿌리를 내리고 있다.

IPP사업은 2015년 대학·기업 간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했다. 첫 해 숙명여대·한성대 등 13개 대학이 선정됐으며 사업 2년차인 지난해 상·하반기에는 각각 10개교, 9개교가 추가 선정됐다. 이들 대학에는 최대 10억원씩이 지원되며 대학들은 이를 교육과정 개발이나 학생 현장실습 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한성대는 최근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중간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2015년 사업 선정 직후 총장직속 기구로 IPP사업단을 꾸리고 교육과정을 산업체 요구에 맞게 대폭 개편한 게 주효했다. 전담교수 5명을 임명하고 이들에게 현장실습 기업을 발굴토록 한 점도 IPP사업이 자리 잡은 이유로 꼽힌다. 학교에서는 장기실습이나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위해 IPP 장학금을 신설하는 등 별도의 재원을 투입했다.

조세홍 한성대 IPP사업단장(컴퓨터공학과 교수)은 “지금까지 IPP전담교수들을 비롯해 학과 교수들까지 나서 180개 이상의 실습 기업을 발굴했다”며 “학생들의 실습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매년 학교에서 따로 1억5000만원을 장학금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단기실습, 기업·학생 불만···장기로 개편

대학가에서는 그간 방학기간을 이용해 기업을 다녀오는 단기(4~6주) 현장실습이 주류를 이뤘다. 기간이 짧다보니 기업에서는 ‘교육을 거쳐 업무에 활용할 만 하면 학교로 돌아간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실습기간 중 허드렛일만 하다가 왔다’고 불평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IPP사업은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참여 학생들에게 최소 4개월 이상 장기실습을 다녀오도록 하고 있다. 한성대에서는 지난해 170명의 학생이 47개 기업에서 최대 6개월간 실습에 참여했다.

장기현장실습으로 실무역량을 키우다보니 실습이 끝난 뒤 곧바로 해당 기업에 취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15년의 경우 실습 참여 학생(151명) 중 90명이 졸업했으며 이 가운데 23명은 실습했던 기업에 취업했다. 나머지 학생들도 대부분 전공을 살려 현장실습을 경험한 분야에 취업했다.

◇ 기업·학생 근로계약 맺는 일·학습병행 주력

고용노동부는 IPP사업 2차 년도부터 ‘일학습병행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신학기 시작 전 기업과 학생이 아예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학생은 졸업 후 취업을 보장받는 제도다.

1학기 때는 학교에서 산업체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2학기부터는 기업 현장실습으로 실무역량을 키우도록 했다. 한성대는 지난해 31명에 이어 올해 32명의 학생들을 일학습병행제에 참여시킨다.

조 단장은 “IPP 사업을 통해 장기현장실습이 학생들 사이에서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올해는 신청자가 몰려 경쟁률이 3대 1을 넘었다”며 “연구보다는 교육에 강점을 가진 우리 대학으로서는 IPP형 일학습병행제 사업이 꼭 맞는 사업이라 학교차원에서 사업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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